dancers' career development center 전문무용수지원센터

2015년부터 외국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2016년 출국을 결심하여 무용수에서 예술경영 및 예술가로서의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외국으로 떠나 직업전환을 하게 된 지 약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 시작은 한국에서 무용수로서 그리고 예술가로서 살아가기에 큰 비전을 찾지 못한 것이 가장 큰 계기가 되었고, 나의 미래를 위해 선택한 이 길은 나에게 새로운 희망과 꿈을 가져다주었다.

2015년 돌연 독일로 떠나기를 결심한다. 결심 이후 반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하루에 8시간 넘게 독일어를 공부하며 내가 예술가로서 독일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독일로 떠나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3가지를 생각했다. 첫째, 소통에 문제가 없을 것. 둘째, 내가 잘할 수 있는 것. 셋째, 내가 지금까지 해온 무용 예술과 관련이 있을 것. 이렇게 세 가지만 철저하게 생각하며 서서히 독일로 나갈 채비를 했다.

2016년 독일에 도착 후 생각지도 못했던 많은 문제에 부딪히게 되었다. 생각만큼 언어는 따라주지 못했고, 내가 원하는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았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을 공부할 수 있는 교육을 찾았고, 독일에 입국한 지 3달 만에 바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독일에서 1년 동안 해부학, 예술경영, 컨설팅, 1:1 재활프로그램 등 많은 것들을 접하게 되었고, 내가 한국에서 배웠던 것들과는 차원이 다른 교육의 디테일을 가지고 있었다. 이곳에서 공부하면서 다시 한 번 다른 나라로 이동해 공부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났고 다른 곳을 물색하게 되었다.

1년이 조금 지난 후,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스웨덴, 덴마크를 중심으로 알아보았고 벨기에는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영국의 중심에 있어 다양한 예술가들이 활동하고 거쳐 간다는 것을 알게 되며 벨기에의 앤트워프로 이동하여 더 공부하기로 하게 된다.

벨기에에서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정착하며 나의 방향성을 찾고 조금 더 깊게 공부하고 연구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 기간에 가장 심도 있게 배운 것은 예술인들이 어떻게 그들의 예술을 체계적으로 펼치고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지 등의 예술경영과 무용수가 무용단에서 어떠한 관리를 받고 있는지에 대해 배우게 되었다.

한국과 유럽의 무용단 운영체계는 전혀 다르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한국의 공연예술의 활성화를 위한 극장 인프라가 잘 구성되어 있지 않아 현실적으로 서울을 벗어난 지역은 많은 예술공연을 유지할 수도 만나볼 수도 없다. 유럽과 한국의 극장 수만 비교해보아도 그 차이가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외에도 한국이 예술가와 예술 활성화를 위해 수정해 나아가야 할 것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느꼈다. 사실 예술단 즉 예술컴퍼니가 올바를 경영을 통한 활발한 활동을 필요로 하는데 이 또한 유럽의 사례를 비추어 보았을 때 국가의 제도적 받침과 투명한 자금운용이 함께 이루어져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벨기에에서 공부하면서 예술경영 뿐만 아니라 다양한 안무자 또는 무용단의 단장들을 만나보며 현재 21세기 예술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성과 변화들을 토론하며 내가 추구해야 하는 방향을 세밀하게 조정해 나갈 수 있었다.

많은 그리고 열려있는 기회를 통해 내가 꿈꿔왔던 것들을 유럽에서 공부하며 단지 무용수만의 길이 아닌 예술을 위해 내가 잘할 수 있는 것들을 찾게 되는 행복한 계기가 되었다. 내가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바탕으로 한국 예술계에 적용하고 더 좋은 제도와 체계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예술경영 또는 무용수 컨디셔닝 프로그램이 한국에도 정착했으면 좋겠다는 작은 희망을 품어본다. 또한, 내가 원활하게 외국에 정착하고 배움을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재)전문무용수지원센터의 직업전환 교육비 지원 사업에 감사를 표한다. 학업 기간 동안 센터의 도움으로 학업에만 집중하고 배움을 지속할 수 있었다. 많은 예술인, 특히 무용수들을 위한 이러한 지원은 그들에게 현실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김준영